Name | 유성룡 | 2018-04-21 |
Subject | [입시뉴스] 수능 절대평가 8월 말 확정해야 하나? | |
(아래 글은 내일신문에 기고한 글입니다.)출범 80여일을 맞이하는 문재인 정부의 교육정책 가운데 가장 핫(hot) 것을 꼽으라면 십중팔구는 수능 절대평가를 꼽지 않을까 싶다. 이는 언론에 보도되고 있는 관련 기사의 횟수뿐만 아니라 김상곤 교육부장관이 지난 7월 18일 교사와 간담회를 시작으로 학부모와 시민단체들과도 간담회를 갖겠다고 한 것만으로도 얼마나 높은 관심사인지 알 수 있기 때문이다.그렇다고 여기서 절대평가를 '찬성한다, 반대한다'는 것을 말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짚고 넘어갔으면 하는 것은 '왜 이렇게 서둘까'이다. 너무 서두르지 말아야 새정부가 출범했으니 새 제도를 마련하여 시행하는 것이 일면 타당할 수 있다. 그렇지만, 현재 중학교 3학년생들이 치르게 될 2021학년도 수능을 올 8월 초에 개선안을 발표하고 8월말에 확정하겠다는 것은 너무 서두르는 게 아닌가 싶다. 더욱이 현재 거론되고 있는 절대평가는 2004년 수능 때까지 시행된 점수제가 아니라 등급제로 지난해 수능 한국사에서 처음 도입된 것이라 아직 검증할 부분이 적지 않은 데다 오는 11월 16일에 치러지는 2018학년도 수능에서는 영어 영역도 절대평가로 시행함에 따른 염려되는 문제점이 한두 가지가 아닌 데도 말이다. 우선은 난이도에 따른 등급별 인원 비율이 적지 않은 문제를 불러올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껏 등급제 절대평가에서 등급별 비율, 특히 1등급 비율을 어느 정도가 되도록 난이도를 조절하여 출제하겠다고 발표하지 않아 1등급 비율이 높으면 변별력이 없다고, 낮으면 수시 모집 최저 학력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는 원성의 목소리가 커질 수 있다고 본다. 또한 재수생을 양산하는 시스템이 되지 않을까 우려도 된다. 1등급, 2등급, 3등급 구분 원점수의 바로 밑인 89점, 79점, 69점을 받은 수험생들이 과연 1점에 승복할까. 수능에 다시 도전하겠다는 마음이 앞서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이런 일은 절대 있어서는 안되는데 1점 때문에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경우가…. 법적 시한도 많이 남았는데 이처럼 염려되는 여러 문제점을 안고 있는 절대평가를 왜 이리도 서두르는지 모르겠다. 혹시 법령 때문일까 하여 살펴봤다. 고등교육법시행령제36조에 '교육부장관은 대학수학능력시험의 출제, 배점, 성적통지, 시험일정 등을 포함하는 대학수학능력시험시행 기본계획을 작성해 시험을 실시하는 해의 3월 31일까지 공표해야 한다'는 관련 내용이다. 이에 따르면 2021학년도 수능은 2020년 3월말까지 발표하면 된다. 또 다른 이유가 있을까 하여 살펴도 봤다. 그 중 하나가 2015년 9월 23일 교육부가 '2015 개정 교육과정 총론 및 각론 확정·발표' 때 '개정 교육과정이 처음 적용되는 2021학년도 수능을 응시하는 학생들이 고등학교에 입학하기 이전인 2017년에 수능 개편안을 확정·발표하겠다'고 한 것이 아닐까 싶다. 왜냐하면 이후 박근혜정부의 교육부는 2021학년도 수능 개편안을 올해 5월말까지 발표하고 7월까지 확정한다고 여러 차례 말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그 어떤 내용도 발표된 것은 없다. 좀 더 다양한 의견 수렴 필요 2021학년도 수능 개편은 상대평가다, 절대평가다 하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더 중요한 것은 '2015 개정 교육과정'을 수능에 어떻게 적용하여 출제할 것인가이다. 그리고 이것은 현행 수능의 체제 및 성격을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고 본다. 이에 8월 초에 계획안을 발표해 8월말에 확정하기보다는 좀 더 시간을 갖고 다양한 의견들을 수렴하면서 발표했으면 한다. 그렇다고 2020년 3월말에 발표해도 된다는 것은 아니다. 개인적인 바람은 최소 전국 광역단위 공청회를 통해 좀 더 많은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면서 2018학년도 수능에서 절대평가로 시행되는 영어 영역의 채점 결과까지 분석한 다음인 12월에 확정·발표했으면 한다. 이런 생각도 해 본다. 올해 대통령 선거가 5월이 아니라 12월에 실시되었다면 그 때에도 과연 수능 절대평가를 주장했을까? 아마도 영어 영역 때문에 쉽지 않았을 것이다. 문재인정부가 대한민국 입시를 개혁하고자 한다면 서두르지 말고, 돌다리도 두들겨 보고 건너는 심정으로 2021학년도 수능 개편안을 마련해 주었으면 한다. 유성룡 1318대학진학연구소 소장 출처 : 내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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