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학기 기말고사를 끝낸 고3 수험생들은 여름방학을 앞두고 자칫 긴장이 풀릴 수 있는 시기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지금부터 시간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대입 결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고 말한다. 즉, 이제부터 자신의 최종 내신과 모의고사 성적 등을 토대로 수시 지원 전략을 수립해야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수시모집 원서접수는 여름방학이 끝난 이후인 9월8일(월)부터 12일(금)까지 진행된다.
학생부 검토 및 지원 전략 수립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학생부를 검토하는 것이다. 기말고사 성적을 반영한 자신의 최종 내신 성적을 확인하고, 희망하는 대학에서 요구하는 수준을 충족시킬 만한지에 대한 판단이 필요하다. 학생부교과전형과 학생부종합전형 중 한 가지 전형만 지원하는 경우는 많지 않기에 두 전형 모두를 염두에 두고 수시 전략을 세우는 것이 좋다. 가급적 여름방학이 시작되기 전 학생부에 기록돼 있는 내용들을 통해 학업역량, 진로역량, 공동체역량 등 학생부종합전형에서 요구하는 역량이 충분히 드러나는지 점검해야 한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학생부 경쟁력을 스스로 판단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으므로 학교 선생님께 조언을 구하면 된다”며 “부족하다고 판단되는 부분이 있다면 남은 기간을 활용해 최대한 보완할 방법을 고민해 볼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여름방학 때에는 본격적으로 자신의 수시 지원 전형에 대해 윤곽을 잡아 놓는 것이 좋다. 희망 대학과 학과·계열뿐 아니라 어떤 전형으로 지원할 것인지, 자신에게 유리한 전형이 무엇인지, 지원하고자 하는 대학이 수능최저학력기준을 요구하는지와 충족 가능성 등을 면밀히 판단해 지원 전략을 세워야 한다. 일례로, 학생부에 각 교과별 학업 내용뿐 아니라 자율활동, 동아리활동, 진로활동 등 다양한 학교생활이 기록돼 있다면 학생부종합전형이 유리할 수 있다.
지원 전략 수립 시 고려사항
진학하고자 하는 대학에 관심 학과나 모집단위가 개설돼 있는지, 어떤 전형으로 선발하며 모집인원은 어느 정도인지, 관심 학과의 전형별 선발 인원의 변동이 있는지, 지원자격은 어떤지 등은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사항이다. 이때는 각 대학이 6월 초에 발표한 수시 모집요강을 참고하면 된다. 50~100쪽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을 살펴보기보다는 앞부분의 ‘전형 요약, 주요 사항’과 목차 등을 토대로 각 전형의 핵심 포인트나 전년도와 달라진 변경사항 등을 확인하면 시간과 노력을 절약할 수 있다.
특히 신설된 전형이 있는지, 학생부교과 및 학생부종합 등 전형 방법에서 변경된 내용이 있는지, 학생부 반영방법이 어떤지, 면접 신설 및 폐지 여부, 수능최저학력기준 적용 여부 변경 등은 반드시 살펴봐야 한다. 대학별 고사나 면접을 치르는 대학에 지원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지원하려는 대학들의 고사 일정이 서로 중복되는지 여부도 확인할 필요가 있다.
우연철 소장은 “모집요강은 지원 전략 수립에 있어 필수 자료이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내용을 다 볼 필요는 없다”며 “목차를 통해 자신에게 필요한 정보를 빠르게 찾고, 희망 대학과 경쟁대학의 전형 방식, 모집 인원, 일정 등을 정리한 나만의 전형표를 만드는 것이 효과적인 대입 전략 수립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어디가’ 활용 및 입결 확인 필수
수시 지원 전략을 수립할 때 기본적으로 확인해야 할 자료는 희망 대학의 전년도 입시결과다. 입시결과는 각 대학의 누리집과 대입정보포털 ‘어디가’(www.adiga.kr) 등에서 확인할 수 있다. 가장 주목해서 봐야 할 내용은 (학생부 성적) 산출 기준, 경쟁률, 충원 비율 등이다. ‘어디가’ 정보는 참고하기 편리한 장점이 있다. 하지만, 조금 더 다양하고 명확한 자료를 보고 싶다면 목표 대학의 누리집에서 입시결과 자료를 직접 내려받아 분석하길 추천한다.
우연철 소장은 “대부분의 대학에서 입시결과를 발표할 때 ‘산출 기준’을 명시하고 있다. 이때 해당 기준이 대학 자체의 반영 방법에 따른 것인지, 아니면 일반적인 방식으로 산출한 것인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며 “특히 교과별 일부 과목만 반영하는 대학이라면 산출 기준을 더 꼼꼼히 체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산출 결과가 50%컷인지, 70%컷인지 등의 기준도 확인할 필요가 있다.
경쟁률의 경우 전년도는 물론 최소 3개년 추이를 확인해야 한다. 경쟁률의 등락이 크다면 전형 방법의 변경이 있었는지 확인해야 하고, 직전 연도의 경쟁률이 지나치게 높거나 낮았는지, 그랬다면 그 이유가 무엇인지도 고려해 올해 경쟁률을 예측해야 한다. 경희대, 한양대 등 일부 대학은 수능최저학력기준 총족 여부를 반영한 ‘실질 경쟁률’을 발표하고 있으므로 참고하면 도움이 된다. 충원율 역시 3개년 등락 추이를 반드시 비교해야 한다. 단순히 전년도 충원율이 높다고 해서, 올해도 높을 것이라고 판단해 무턱대고 지원해서는 안 된다.
우연철 소장은 “수능최저 충족에 자신 있다면, 단순히 외형상 경쟁률만을 보고 지원을 피할 이유는 없다”며 “논술전형 또한 논술고사 미응시자 및 수능최저 미충족자가 많기 때문에 실질 경쟁률을 살펴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김미영 기자
출처 : 한겨레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