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ame | 유성룡 | 2018-04-21 |
Subject | [입시뉴스] 2017학년도 수능시험 난이도 조절 실패한 시험 | |
4%대이어야 할 1등급 비율, 수학 ‘가’형과 탐구 18개 과목이나 벗어났다! 한국사 영역 14번 문제의 복수 정답 인정과 과학탐구 영역의 지구과학Ⅱ 9번 문제 정답 없음 인정이라는 불명예(?)를 안은 2017학년도 수능시험 채점 결과가 발표되었다. 12월 7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2017학년도 수능시험 채점 결과를 발표하면서 ‘이번 수능시험은 6월과 9월 수능 모의평가 난이도와 일관성을 유지한 시험’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탐구 영역에서 과목 간 표준점수 최고점 차이가 줄어들어 선택 과목에 따른 유·불리 현상이 상당히 완화되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국어·수학·영어 영역의 표준점수 최고점을 6월 수능 모의평가(6월 모평)과 9월 수능 모의평가(9월 모평)와 비교해 보면, 국어와 수학 ‘나’형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발표대로 비슷한 난이도를 유지했다고 볼 수도 있지만, 수학 ‘가’형과 영어 영역은 일관성과 다소 거리가 있다고 볼 수 있다. 즉, 국어 영역의 경우 2017학년도 수능시험 표준점수 최고점이 139점으로 6월 모평 141점, 9월 모평 139점이었던 것과 비슷한 난이도를 보였다. 수학 영역 ‘나’형도 137점으로 6월 모평 139점, 9월 모평 136점이었던 것과 비슷한 난이도를 보였다. 그러나 수학 영역 ‘가’형은 130점으로 6월 모평 126점, 9월 모평 124점이었던 것보다는 난이도가 상승해 초고점이 높아졌다. 영어 영역은 139점으로 6월 모평에서 136점이었던 것과는 비슷한 난이도를 보였지만, 9월 모평에서 129점이었던 것보다는 난이도가 크게 상승했다. 위와 같이 일부 영역의 표준점수 최고점이 6월은 물론 9월 모평과도 차이가 나는데도 난이도에 일관성에 유지했다는 것은 다소 어불성설이 아닌가 싶다. 그리고 이것은 자칫 수능시험 위주로 선발하는 현행 정시 모집의 지원 전략을 세우는 데 있어서도 혼란을 줄 수 있다. 따라서 2017학년도 정시 모집에 지원하고자 하는 수험생들은 이번 2017학년도 수능시험이 6월과 9월 모평과 비슷하게 출제되었다니, 지난해 실시한 2016학년도 수능시험보다 어렵게 출제되었다니 하는 이야기에 귀 기울이기보다는 지금 손에 든 2017학년도 수능시험 성적표를 보다 냉철하게 분석하고, 그에 따른 정시 지원 전략을 세우는 데 더 집중해야 할 것이다. 1등급 비율 크게 벗어난 과목 많아 눈치작전 치열해질 듯 그렇다고 이번 2017학년도 수능시험이 잘 출제되었다거나, 그렇지 않다는 것이 아니다. 난이도와 관련해서 이야기할 때에는 주의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어떤 것을 기준으로 이야기하느냐에 따라 서로 다른 이야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앞서 언급한 것처럼 2017학년도 수능시험을 6월과 9월 모평과 비교하면 일정 부분 비슷한 난이도를 보였다고 이야기할 수도 있다. 그러나 2016학년도 수능시험과 비교하면 다소 어렵게 출제된 경향, 즉 난이도가 상승했다고 볼 수 있다. 2016학년도 수능시험 국어·수학·영어 영역의 표준점수 최고점이 국어 영역은 A형 134점 / B형 136점, 수학 영역은 A형(‘나’형) 139점 / B형(‘가’형) 127점, 영어 136점으로 2017학년도 수능시험 국어·수학·영어 영역보다 낮았기 때문이다.
이번 2017학년도 수능시험은 한국사 복수 정답 및 지구과학Ⅱ 정답 없음을 인정한 것과 기준에 따라 난이도를 다르게 이야기할 수 있다는 것 이외에도 짚어야 할 점이 더 있다. 그 중 하나가 절대평가제로 변경된 한국사 영역을 제외한 영역들이 여전히 상대평가제로 적정 등급 비중을 유지해야 하는데 그렇게 출제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예컨대 1등급 구분 비율이 상위 4%대가 되어야 하는데 수학 ‘가’형의 경우 6.95%나 되었고, 사회탐구 영역에서는 법과정치를 제외한 모든 과목이 4%대를 벗어났다. 특히 생활과윤리, 한국지리, 사회문화는 각각 10.06%, 9.73%, 9.63%로 매우 크게 벗어났다. 과학탐구 영역에서도 생명과학Ⅰ(6.53%), 지구과학Ⅰ(6.83%), 화학Ⅱ(5.16%), 생명과학Ⅱ(6.61%), 지구과학Ⅱ(5.22%)가 4%대이어야 할 1등급 비율을 벗어났고, 직업탐구 영역에서도 공업일반(5.71%), 상업경제(6.58%), 회계원리(5.82%), 수산해운산업기초(10.00%), 인간발달(7.16%)이 1등급 구분 비율을 벗어났다. 제2외국어/한문 영역에서는 독일어Ⅰ(8.05%), 프랑스어Ⅰ(5.51%), 스페인어Ⅰ(6.41%), 중국어Ⅰ(6.73%), 베트남어Ⅰ(5.34%), 한문Ⅰ(8.80%)이 1등급 구분 비율을 벗어났다. 수학 ‘가’형을 비롯해 탐구 영역과 제2외국어/한문 영역에서 무려 24개 과목이나 1등급 구분 비율인 4%대를 맞추지 못했다는 것은, 2017학년도 수능시험 역시 난이도 조절에는 실패했다고 볼 수 있다. 이처럼 1등급의 비율이 크게 높아짐에 따라 2017학년도 정시 모집에서 중상위권 수험생들의 눈치작전이 그 어느 때보다 극심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더해 2017학년도 정시 모집에서 선발하는 모집 인원이 103,145명으로 4년제 대학 전체 모집 정원(350,248명)의 29.4%로 1993년 수능시험이 도입된 이후 처음으로 정시 모집의 선발 비율이 30% 미만으로 줄어들었다는 점과 입학원서 접수 마감일이 광주가톨릭대·대전가톨릭대·서울과기대·서울시립대·세종대·청주교대 등 7개 대학만 1월 3일이고, 나머지 대학들이 모두 1월 4일에 마감을 한다는 점도 눈치작전을 더욱 부추길 것으로 예상된다. 이럴 때일수록 더 중요해지는 것은 소신 지원이다. ‘수능시험 몇 점이면 지원 가능하대’라는 것만 믿고 지원 대학을 정하기보다는 자신의 수능시험 영역별 점수와 희망 대학의 수능시험 반영 영역과 영역별 반영 비율 등을 꼼꼼히 비교해 보고, 또 비교해 보면서 그에 맞춘 지원 계획을 세우는 데 노력을 더 기울일 필요가 있다. 더불어 영역별 반영 비율에 따른 유·불리를 반드시 확인하고 지원 가능 대학을 정하는 점과 함께 적성과 장래 희망 등을 염두에 두면서 지원 대학과 모집단위를 정해야 한다는 점을 결코 잊지 않길 당부한다. 유성룡 (입시분석가 / 산에듀진학연구소장 / 1318대학진학연구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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